선발 라인업 l 우즈베키스탄 vs 한국

[피치액션 l 런던(영국) 안경남] 먼저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 이영표에게 박수를 보낸다. 위대했던 두 선수를 한꺼번에 잃는 일은 안타깝지만 떠나는 자가 있으면 떠오르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제는 새로운 세대를 맞이할 시간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 결정전은 조광래호의 장단점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환상적인 전반을 치렀고 지친 후반전을 보냈다. 또한 구자철이 골을 터트렸으며 황재원은 페널티 킥을 내줬다. 조광래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가 목표로 하고 있는 만화축구와는 분명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타르 대회는 조광래호가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발 라인업 l WITHOUT 박지성
한국은 이전과는 달리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캡틴 박지성이 빠진 가운데 수비수 홍정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구자철이 박지성의 빈자리를 메웠다. 수비라인에서는 이정수가 컴백하며 황재원과 호흡을 맞췄고 좌측에는 '철인' 이영표가 선발 출전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기존의 4-3-3(혹은 4-2-3-1)에서 4-4-2로 변화를 줬다.(기본 틀은 그랬지만 경기 내내 수시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호주전에 선발 출전했던 샤츠키흐, 카사노프, 유라예프가 빠졌고 공격수 게인리흐가 돌아왔다. 캡틴 제파로프는 왼쪽 미드필더로 출격했고 바카에프는 호주전 퇴장으로 인해 제외됐다.

경기 내용 l 전반은 한국, 후반은 우즈벡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골 폭풍을 몰아치며 인도전을 연상케 했고 우즈베키스탄은 호주전 악몽을 재현하는 듯 했다. 전반 38분 만에 3-0 스코어가 만들어지며 한국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으나 전반 종료직전 우즈베키스탄의 페널티 골이 터지며 분위기는 또 다시 급반전 됐다.

다소 일방적이었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은 공방전이 이어졌다. 한국은 이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압박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우즈베키스탄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3-0이었던 스코어는 순식간에 3-2로 변했다.

조광래 감독은 팀이 흔들리자 구자철과 이청용을 빼고 윤빛가람과 손흥민을 투입했으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 불안이 계속되자 이번 대회 마지막 교체 카드를 곽태휘를 투입하는데 사용했다. 이후 경기는 양 팀 모두 별다른 소득 없이 진행됐고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구자철 선제골 장면 l 우즈베키스탄은 공격시 지나치게 많은 선수들이 전진하며 역습시 많은 공간을 내줬다. 화면에서 이용래가 드리블을 시도할 때 8명의 선수가 한국 진영에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l 끔찍한 수비력
우즈베키스탄이 4강에 올라온 것은 행운일까? 우즈베키스탄은 호주와 한국전에서 무려 9실점을 허용했다. 포백 수비는 매번 간격에 유지에 실패하며 상대 공격수를 놓쳤고 공격 상황에서는 지나치게 전진하며 너무도 쉽게 뒷공간을 내줬다.(호주전이 대표적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경기를 지배했지만 거의 모든 골을 역습에 의해 내줬다)

구자철의 선제골이 역습에 의해 터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기 때문이다. 측면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 공격 가담에 나서며 한국이 역습을 시도할 때(이용래가 드리블 돌파) 아무런 견제를 하지 못했다.

조광래호 결산 l 반복되는 문제점
습관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 조광래 감독은 패스 게임을 통해 한국을 새롭게 변화시켰으나 수비 불안과 체력 저하 등은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한국은 환상적인 출발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일본전을 제외하고 한국이 모든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 패턴이다. 좋은 출발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경기 내내 일관된 템포를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패스 게임을 하는 팀에게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방을 노리는 팀이라면 한 순간 집중하면 되지만 패스를 통해 경기를 지배하는 팀이라면 꾸준히 템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비 불안은 한국이 '왕의 귀환'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곽태휘가 페널티 킥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고, 이것이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까지 이어졌다. 조광래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우승을 위해 경험 많은 수비수들을 대거 선발 했다.(홍정호의 경우 추가로 발탁된 케이스다) 그럼에도 5경기에서 4번의 페널티 골을 내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스리백, 포백의 문제가 아닌 수비수 개인 능력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갈무리 l 박지성과 이청용의 침묵
구자철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총 5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이변이 없는 한 11년 만에 한국인 득점왕이 탄생할 확률은 매우 높아졌다) 우즈베키스타전에서 한국은 지동원(2골)과 구자철(1골)이 골을 성공시켰다. 새로운 콤비의 탄생은 기쁜 일이지만 이 둘에게 득점포가 집중됐다는 점은 조광래호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올 시즌 맨유와 볼턴에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박지성과 이청용이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개의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은 그래서 더욱 아쉽다.(박지성의 경우 일본전에서 페널티 킥을 만들어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은 지동원과 구자철이 침묵한 경기(이란, 일본)에서 매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한국 축구는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진짜 만화축구를 기대해본다.

  1. 홀길
    2015.01.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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